
아 이 블로그는 다 죽었구나. 그래도 주저리 주저리 뭔가 적을만한 곳은 여기밖에 없는건가...
친구(정확히는 주땡)가 런던에 놀러가서 찍은 사진이 바위에 올라와서 사진들을 넘겨 보다가 절로 한숨이 나왔다.
학회 때문에 영국에 출장 가서 반나절동안 런던에 머무르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어떻게 어떻게 걸어서 런던을
한바퀴 돌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정말 나름 필사적으로 어떻게든 런던 중심부를 돌아보려고 애썼던 것 같다.
런던이라면 2002년 여름에도 한번 가 본 적이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같은 곳이라도 매번 갈 때마다 느끼는 감상이
다른 것 같다. 2002년 여름에는 볼 수 없었던 것들을 2008년 초에는 볼 수 있었다.
같은 장소에서 런던 아이에 올라 도시를 내려다 보았지만 2002년에 내려다 보았던 런던은 희미하게 기억될 뿐
마치 처음 보는 곳처럼 새로운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현실에 치여서 지금은 딱히 새로울 것 없는 단조로운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어딘가 여행도 가고싶고
하고싶은 것은 많지만 돈/시간 등의 현실적 문제로 많은 것들을 타협하고 나는 하루 중 대부분을 시간을 나에게 주어진
오피스 한켠에서 컴퓨터 화면만을 바라보고 있다.
사실 사람들의 삶이 대부분 이런게 아닐까. 어느정도 나이가 되면 사회로 나가야 하고 결국 매일 매일이 반복되는 상태가 된다.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그다지 현재의 삶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면 좀 더 새롭게 매일 즐겁게 살 수 있을까나...?
불과 2년 전만 해도 나는 뉴욕에서 매일 매일이 새롭다고 느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뉴욕이기 때문에 그랬다기 보다는
내가 학교를 졸업한 뒤 별로 바쁘지 않은 시기였고 딱히 뭔가 주어진 의무 같이 해야만 하는 일도 없었고
내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은 많았던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지금은 뭔가 하려고 하면 돈/시간 등의 현실적인 장벽들이 많이 느껴진다. 한국에 돌아온 뒤 형 결혼식 때 말고는 맘편히
여행을 해 본 적도 없는것 같다. 요즘 들어 부쩍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든다.
어떻게 사는게 좋은걸까 행복한 삶이란 무엇일까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뭘 하고 싶은가에 대한 의문은 정말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나지 않는 숙제처럼 지난 몇년간 나를 괴롭혀 온 것 같다.
이제는 뭔가 목표를 잡고 무언가를 하고는 있지만 과연 이게 옳은 걸까란 생각은 좀처럼 가시질 않는다.
내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내가 하려는 일이 어느정도 끝나고
인생의 황혼기에 다다랐을 때에는, 삶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모습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시기가 되면, 가능하다면 세계 여러 도시에서 몇달/몇년씩 살아보고 싶다.
태그 : 주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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